사는 이야기

180113 무주 덕유산행

갈매기58 2018. 1. 19. 09:46
덕이 많고 너그럽다 해서 붙여진 이름

덕유산,

그 덕유산을 다녀왔다.
그래서 덕유산을 흔히들 母山이라고 한다.
어머니의 산이라는 게다.

덕유산은 우리나라에서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산으로 높이 1,614m이며
전라북도 무주와 장수군
그리고 경상남도 거창과 함안군에 걸쳐 있는 백두대간의 중심 산이다.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 산행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쉬운 방법과 고행의 산행 코스가 있다고 할까.
즉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1,1000원 예약 필수)를 타고
설천봉에서 향적봉에 이르는 쉬운 길이 있는가 하면
구천동 주차장에서 백련사까지 6km를 걸어
백련사에서 3.8km를 오르는 고행의 길이 있다.
구천동 주차장은 인차 인해라고 할까.
마침 76cm의 폭설이 내려 눈의 나라가 된 눈꽃 산행을
만끽해 보려는 등산객들로 붐볐다.
이번 산행은 갑자기 일탈에서 벗어나고픈 심보로
새벽 5시 일어나 눈날리는 고속도로를 내달려
고행의 길인 구천동 주차장에서 백련사를 통해 향적봉을
오르는 길을 택했다.

구천동 33경은 눈에 묻혀 있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고
오직 눈만 바라보며 6km를 눈 위를 걸어야 했다.

백련사 일주문이다.

백련사 대웅전.

백련사는 신라 신문왕 때 백련선사가 숨어
정진하던 곳에 암자를 지어 지금에 이르는데,
한국전쟁 때 소실되어 중건한 전쟁의 상흔이 서린 절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부터 향적봉에 이르는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 초입이 된다.
덕유산 향적봉 오르는 산길은
눈의 나라였다.
등산객이 많아 산길은 병목현상이 거듭되고,
올라가는 중간에 왼발에 쥐가 내려 잠시 쉬면서 포기할까 하다가
뚜벅이로 끝까지 오른 무척 힘든 산행이었지만,
환상적인 눈꽃이 다른 어떤 생각도 할 수 없게 했다.
오직 설경에 혼이 빠져 와~와~하는 소리만 들리고
아픈다리 뚜벅이로 가다서다를 반복하다 드디어 향적봉에 올랐다.

그냥 ~
환상적인 설경에 눈을 빼앗겼다.
그러나 향적봉 표지석은 '나 이곳에 왔노라'라는
인증 사진 찍는 등산객에게 점령되어
나에겐 인증 사진 찍을 차례가 오지 않았다.

향적봉은 정말 추웠다.
배도 고팠다.
대피소 옆에서 요기를 때웠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산 김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렇지만 정상에서 먹는 한 끼의 점심은
어떤 오찬보다 맛있었다.

하산을 서둘러야 했다.
저 체온에 대비도 해야 했다.
그러나 단 한가지 아쉬운 것은 날씨가 흐려
덕유산 전체를 조망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올랐던 산길을 되돌아
백련사에 도착했을 때는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다.
자전거만 타다가 오랜만에 해 본 산행,
정말로 너무나 힘든 여정이었지만
가슴 한곳엔 뿌듯함이랄까~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